제헌절, 헌법을 지키는 나라만이 미래를 지킬 수 있다
곽영민목사 · 곽영민 · 입력

본지 발행인: 곽영민
7월 17일은 대한민국 제78회 제헌절이다. 이날은 단순히 헌법이 만들어진 날이 아니다. 국권을 잃었던 민족이 자유를 회복한 뒤, 스스로 국가를 세우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자유민주공화국을 출범시킨 역사적인 날이다.
1948년 7월 17일 제헌헌법이 공포되었고, 이어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를 국가 운영의 근본 원리로 삼는 새로운 국가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이 헌법적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 결실이다.
대한민국은 처음부터 자유를 선택했다. 공산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를, 국가통제가 아닌 시장경제를, 독재가 아닌 헌법에 의한 통치를 선택했다. 그 선택은 옳았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고, 문화와 과학기술, 산업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함께 이루었다. 대한민국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자유를 존중하는 헌법 질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자유는 결코 영원히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헌법의 정신을 잊고, 권력이 헌법보다 앞서기 시작하면 민주주의는 조금씩 흔들릴 수 있다. 역사는 자유를 잃은 나라들이 어떻게 쇠퇴했는지를 수없이 보여주었다. 헌법은 권력을 위한 문서가 아니라 국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정치적 갈등과 이념적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더욱 중요한 것은 헌법이다.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는 민주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모든 논쟁은 헌법이라는 공통의 기준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헌법을 떠난 정치는 국민을 분열시키지만, 헌법을 존중하는 정치는 국민을 하나로 묶는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 양심의 자유는 민주사회의 핵심 가치이다. 이러한 자유는 특정 계층이나 특정 진영만을 위한 권리가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보장되어야 할 기본권이다. 자유를 제한하는 입법과 정책은 언제나 헌법이 정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격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이것이 법치국가의 기본이다.
신앙인의 눈으로 보더라도 국가는 정의와 질서 위에 서야 한다. 성경은 "공의와 정의를 행하는 것이 제사보다 여호와께서 기쁘게 여기신다"(잠언 21:3)고 말씀한다. 또한 "의는 나라를 영화롭게 하고 죄는 백성을 욕되게 한다"(잠언 14:34)고 선언한다. 하나님의 공의는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와 국가에도 적용되는 원리이다. 법이 바로 설 때 국민은 보호받고, 정의가 살아 있을 때 사회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제헌절은 단지 과거를 기념하는 날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다짐하는 날이다. 우리는 선열들이 피와 땀으로 세운 자유대한민국을 다음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줄 책임이 있다. 헌법을 존중하는 문화, 법을 지키는 시민의식, 자유를 책임 있게 사용하는 성숙한 국민의 자세가 그 출발점이다.
다행히 대한민국「공휴일에 관한 법률」및「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개정(2026.5.11. 시행)에 따라, 우리 국민들이 매년 헌법 가치를 상기하고 국민주권주의 등 헌법 정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2026년 올해부터 제헌절이 국경일 공휴일로 재지정되었다.
이로서 대한민국 국경일은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이다. 제헌절은 대한민국 헌법이 공포된 1948년 7월 17일을 기념하기 위해 1949년에 국경일·공휴일로 지정되었으나, ‘주5일제’ 도입에 따른 공휴일 조정으로 지난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었다.
과거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었다고 해서 제헌절의 의미까지 작아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처럼 헌법의 가치가 자주 논쟁의 대상이 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헌법을 더 가까이해야 한다.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헌법 전문을 읽고 대한민국이 어떤 정신 위에 세워졌는지를 되새기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제헌절이 될 것이다.
제헌절은 대한민국의 생일과도 같은 날이다. 헌법은 국가의 심장이며, 자유는 그 심장을 뛰게 하는 생명이다. 헌법을 존중하는 국민만이 자유를 지킬 수 있고, 자유를 지키는 국민만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제78회 제헌절을 맞아 우리 모두가 헌법 앞에 겸손히 서기를 바란다. 법보다 사람이 앞서는 사회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법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것이 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며, 자유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하게 세우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