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 졸속 통폐합 즉각 중단하라"... 대전역 서광장서 160개 단체·예비역 궐기대회 개최
정치 · 곽영민 · 입력
- 정계 은퇴 10년 만에 단상 오른 강창희 전 의장 "나라 다스리기는 생선 굽듯 해야... 안보 근간 흔드는 정치 공작"
- 육·해·공 예비역 안보단체 및 대전·진해 주민 집결... 대전역~목척교 시가행진 진행
[대전=코리아인사이트] 정부가 추진 중인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폐합 및 통합군사관학교 설립 구상에 반대하는 대규모 전·현직 군 관계자와 시민 단체의 집회가 대전에서 개최됐다.
2026년 10월 31일 오후 대전역 서광장에서 열린 '사관학교 폐교저지 국민궐기대회'에는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를 비롯한 51개 예비역 안보 단체와 대전 지역 애국 시민 단체 22곳, 진해 주민 단체를 포함한 87개 학술·시민 단체 등 총 160개 연대 단체 및 예비역·시민들이 집결했다.

강창희 전 의장 "80년 전통 사관학교 해체는 안보 자해 행위"
이날 대회사의 첫 포문을 연 강창희 전 국회의장(육사 25기, 예비역 육군 중령)은 정계 은퇴 후 10년 만에 시국 집회 단상에 올라 중대 발언을 이어나갔다. 강 전 의장은 "국가의 정정성 위기, 한미동맹 균열, 삼권분립 붕괴, 국가·가계 부채 급증이라는 4대 위기 속에서 안보의 보루인 사관학교마저 정치 권력에 예속시키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강 전 의장은 "미국과 영국 등 세계적 강국들도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독자 운용하며 바다와 하늘의 전문성을 길러낸다"며 "바다 없이 해군 장교를, 하늘 없이 전투기 조종사를 어떻게 길러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생선을 굽듯이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함에도 온 사회의 전통과 권위를 불쑤시개처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예비역 지도부 "3조 원 예산 낭비... 안보 무력화 시도"
이어 규탄 연설에 나선 한기호 국회의원(육사 31기, 전 육군 교육사령관)은 "사관학교 출신 임관 장교는 전체의 10~13% 수준으로, 각 군의 정예 야전성을 기르는 요람"이라며 "통합 교육에 3조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안보를 무력화하는 무모한 정책"이라고 규탄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를 지역구로 둔 이종욱 국회의원 역시 "진해 해군사관학교는 지난 80년간 9,900여 명의 생도와 50만 해군을 배출한 해원의 성지"라며 "바다가 없는 대전에서 해군 장교를 육성하겠다는 추진안은 교육의 기본도 모르는 허구"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자운대·진해 주민 "골목상권 붕괴 및 생존권 위협" 호소
사관학교 이전 및 통폐합으로 인한 대전 자운대 주변과 진해 지역의 경제적 타격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도 분출됐다.
대전 신성동 상인 대표(나기훈):"자운대 내 기존 교육·지원부대가 타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상권의 50% 이상을 차지하던 군인 가족 손님이 떠나 골목상권이 폐업 위기에 처한다"며 "영내 생활을 하는 3,000여 명의 사관생도가 들어온다고 해서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은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시당위원장(이장호 전 대전시장): "2024년 국방부와 맺은 자운대 민군 상생발전 협약이 단 한 사람의 결정으로 무산됐다"며 "대전 발전과 군 명예를 훼손하는 통폐합안을 대전 시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진해 해사 통합이전반대 대책위(최치광 대표): "19만 진해 시민의 생명줄과 같은 해군사관학교 이전을 백지화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대 결의문 채택 후 대전 시내 시가행진 진행
이날 참가자들은 설재영·박은정 대전시 구의원이 낭독한 4대 결의문을 통해 ▲사관학교 폐교 및 통폐합 추진 즉각 중단 ▲대전 이전 관련 전체 사업비 및 경제적 효과 투명 공개 ▲대전 시민 및 지역 주민 의견 수렴 ▲군 전문가·구성원 참여 공개 공론화 절차 실시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교가를 제창한 후, 대전역 서광장을 출발해 목척교까지 왕복하는 시가행진을 펼치며 대전 시민들에게 사관학교 통폐합의 부당성을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