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평연 등 700여 개 단체 “이재명 정부, 가족제도 재편 시도 중단하라”
사회 · 곽영민 · 입력
대통령의 ‘새로운 가족 유형’ 발언에 우려 표명…“발언 취지 명확히 밝히고 관련 정책 공개해야”
진정한평등을바라며나쁜차별금지법을반대하는전국연합(진평연)을 비롯한 700여 개 시민단체가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가족’ 용어 변경 및 ‘새로운 가족 유형’ 관련 발언에 우려를 표명하며, 정부에 가족제도 재편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진평연 등 700여 개 단체는 2026년 10월 21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재명 정부는 혼인과 가족의 근간을 허무는 가족제도 재편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성명은 이 대통령이 지난 10월 14일 인구전략 비전 선포식에서 ‘정상가족’이라는 용어를 바꾸고 전통적인 혼인 외의 새로운 가족 유형을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가족제도는 정치적 실험 대상이 아니다”
성명 참여 단체들은 혼인과 가족이 우리 사회의 근간이며 헌법이 보호하는 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가족의 법적·사회적 개념을 변경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와 법적 근거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저출생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 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가족의 개념을 확대하는 논의가 저출생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혼인·출산·양육 지원을 국가의 주요 책무로 제시했다.
사실혼·동거가구 지원 정책에도 문제 제기
성명 참여 단체들은 성평등가족부가 사실혼 및 비친족 동거가구에 대한 가족지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아울러 동성 간 사실혼 유사 관계에 관한 법원 판결을 정책에 반영할 가능성이 언급된 상황에서, 대통령의 ‘새로운 가족 유형’ 발언이 동성 동반자 관계의 제도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이러한 내용은 성명 참여 단체들이 제기한 문제의식과 우려로, 해당 발언의 구체적인 정책적 의미와 정부의 향후 추진 방향은 별도로 확인될 필요가 있다.
단체들은 헌법 제36조 제1항이 혼인과 가족생활을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행정부의 정책이나 대통령의 발언이 국회의 입법 절차를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족제도의 법적 의미에 실질적인 변화가 발생한다면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법률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요구사항 발표…“정책의 구체적인 내용과 법적 근거 공개하라”
진평연 등 700여 개 단체는 성명을 통해 정부에 세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첫째, 이재명 대통령은 ‘새로운 가족 유형’ 발언의 진의를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고, 혼인과 가족의 헌법적 가치를 흔드는 시도가 있다면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둘째, 성평등가족부는 동성 동반자 관계를 사실혼 또는 배우자에 준하는 지위로 제도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관련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과 법적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셋째, 정부는 국회의 입법권을 우회하는 가족제도 재편 시도를 중단하고 저출생 극복과 혼인·출산·양육 지원이라는 국가의 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헌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가족제도의 변화는 행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아니라 법률과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법적 수단 동원해 대응할 것”
성명 참여 단체들은 혼인과 가족의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거나 국민적 합의 없이 가족제도를 우회적으로 재편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관련 움직임이 계속될 경우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가족의 법적 개념과 정부의 인구·가족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발표됐다. 향후 정부가 대통령 발언의 구체적인 취지와 관련 정책의 방향을 어떻게 설명할지, 그리고 해당 사안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