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 교회, '쪼개기 입법' 통한 전방위적 압박 직면"... 전윤성 변호사 대응 방안 제시
종교 · 곽영민 · 입력
[코리아인사이트-안산] 전윤성 변호사(미국 뉴욕주 변호사, 법학박사)는 지난 3월 22일 최근 카이로스아카데미선교회와 자유사랑교회가 공동 주최한 강연에서 '대한민국 반기독교법 입법 동향과 대응 전략'을 주제로 한국 교회가 직면한 전방위적인 법적 위기 상황을 진단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기사이다.
차별금지법의 우회적 입법 전략: '쪼개기'와 '끼워 넣기'
전윤성 변호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거센 입법 저항에 부딪히자, 최근 입법 세력이 '개별법을 통한 우회적 입법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차별금지법의 독소 조항들을 기존 법안에 끼워 넣거나 새로운 개별법으로 분리해 통과시키는 이른바 '쪼개기 입법'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미 통과되어 시행을 앞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꼽힌다. 이 법은 온라인상에서의 '차별·혐오 표현'을 규제하며, 고의성 등이 인정될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최대 5배)과 최고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 변호사는 "판사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성경적 근거에 기반한 설교나 동성애 비판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온라인상의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방송·광고·집회까지 확산되는 규제망
입법 시도는 온라인에 그치지 않는다. 방송법 개정안은 방송 심의 규정에 '차별 및 혐오 방지'를 추가해 기독교 방송국(CTS, 극동방송 등)의 반대 보도를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옥외광고물법과 집시법 개정안은 현수막 설치나 퀴어 축제 반대 집회 자체를 차단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심지어 형법에 '차별 범죄'를 신설해 혐오 표현을 형사 처벌하려는 시도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교분리' 개념의 왜곡과 일제 잔재의 위험성
특히 전 변호사는 한국 사회와 교계가 오해하고 있는 '정교분리' 원칙의 역사적 배경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국교 분리(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의 개입을 막는 원칙인 반면, 한국 헌법의 '종교와 정치의 분리'는 일제가 종교를 통제하고 독립운동을 억압하기 위해 주입한 왜곡된 개념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헌법에는 '종교와 정치의 분리'라는 문구가 없으며, 오직 한국과 부탄 등 극소수 국가에서만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되었다. 전 변호사는 "일제강점기 당시 포교 규칙을 통해 교회를 해산했던 논리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종교를 규제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교법인 해산법' 발의... 교회의 존립을 흔드는 위협
강연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최근 발의된 '민법 개정안(종교법인 해산법)'이었다. 이 법안은 종교법인이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하거나 조직적으로 정치 활동에 개입할 경우, 주무 관청이 영장 없이도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법인을 해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변호사는 "법인이 해산될 경우 그 재산이 국고로 귀속(몰수)될 수 있으며, 교단이나 유지재단에 재산을 신탁한 개별 교회들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사실상 정부가 종교 단체의 생사여탈권을 쥐는 것이며, 목회자의 선지자적 사명을 위축시키는 악법이라는 평가이다.
대응 전략: '공익 소송 기금' 마련과 법적 인식 전환
전 변호사는 이러한 전방위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교계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보았다.
공익 소송 기금 및 변호사 풀 구축: 기획 소송을 당하는 개인 활동가나 작은 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법적 방어망이 필요하다.
종교의 자유 수호 노력: 정교분리라는 이름 뒤에 숨지 말고, 헌법상 최상위 기본권인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학술적·법적 연구와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
헌법 개정 추진: 장기적으로는 왜곡된 '정교분리' 조항을 미국식 '국교 분리' 또는 '종교와 국가의 분리'로 바로잡는 개헌이 필요하다.
전 변호사는 "종교의 자유는 선물로 받은 것이 아니라 피 흘려 지켜내야 하는 것"이라며, 한국 교회가 깨어 기도하며 입법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하며 강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