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정교분리 위반 시 법인 해산’ 민법 개정안 발의... 교계, “사실상의 교회 폐쇄법” 강력 반발
사회 · 곽영민 · 입력
지난 5월 7일, 부광감리교회에서 열린 부기연 긴급 기도회 및 세미나에서 법무법인 저스티스의 지영준 변호사는 현재 발의된 민법 개정안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이를 ‘교회 폐쇄법’으로 규정했다. 지 변호사는 이번 법안이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정부가 교회의 재산을 몰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통령 발언에서 시작된 법안, ‘정치적 개입’ 시 종교법인 해산 명시
이번 논란의 시작은 2025년 12월 국무회의 당시 대통령이 법제처장에게 “신천지나 통일교 같은 종교법인도 해산할 수 있느냐”고 물으며 현행 민법으로 가능함을 확인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올해 1월 9일, 민법 제38조를 개정하는 안이 발의되었다.
개정안의 핵심은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제2항의 정교분리 원칙이나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여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 활동에 개입할 경우, 주무관청이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해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의심만으로도 조사 가능’... 교회 내부 깊숙이 개입하는 공권력
지 변호사는 특히 신설된 업무 및 재산 상황 조사권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무관청은 정교분리 위반 사유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법인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소속 공무원을 교회 사무소나 사업장에 투입하여 장부와 서류를 검사하고 관계자에게 질문할 수 있다.
이는 수사기관의 수사와 유사한 형태의 조사가 공무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교회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 교회는 법인이 아니라서 괜찮다?”... 유지재단 통해 모든 교회 영향
일부 교회에서는 개별 교회가 법인이 아니므로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지 변호사는 이것이 “천만의 말씀”이라고 일축했다. 한국 교회의 90% 이상은 감리교 유지재단이나 한교총 등 사단·재단법인 형태의 연합 단체나 유지재단에 재산이 등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상위 법인이 해산될 경우 그 소속 교회들은 독립 교회가 되어 보호막을 잃게 되며, 법인의 사무소나 사업장뿐만 아니라 ‘그 밖의 장소’도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 개별 교회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 가능해진다.
재산은 ‘국고 귀속’... 설교권 위축과 자기검열 강화 우려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해산된 법인의 재산 처리 방식이다. 개정안은 정교분리 원칙 위반 등으로 설립 허가가 취소된 경우, 정관에도 불구하고 해당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 변호사는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차별금지법 반대 등 사회적·정치적 현안에 대해 발언하는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정교분리 위반으로 몰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과적으로 성도들이 목회자의 설교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교회가 스스로 입을 닫게 만드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론: “정교분리는 종교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
지 변호사는 미국의 사례를 들어 “정교분리 원칙(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은 국가 권력이 종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종교인의 정치적 목소리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1919년 3·1 운동과 임시정부 건립 정신이 기독교적 바탕 위에 있음을 상기시키며, 국가의 부당한 개입에 맞서 교회가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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