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장 이길 수 없다"는 선언은 위기... ‘연금 사회주의’ 경종 울린 국회 세미나
정치 · 곽영민 · 입력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통한 기업 지배 시도, 헌법 제126조 위반 소지 크다 지적
삼성생명법·집중투표제 등 기업 경영권 위협하는 ‘국가 자본주의’ 흐름 차단해야
[코리아인사이트=서울]] 2025년 1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유상범 의원실과 ‘연금 사회주의 반대운동’이 공동 주최한 ‘국민연금과 기관 사모펀드의 기업 지배 어디까지인가’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이번 세미나에는 송원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조배숙, 박수영 의원 등 다수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 경제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최근 정부의 시장 개입 강화와 이른바 ‘연금 사회주의’ 현상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를 이기는 시장 없다"는 발언에 소름... 관치 금융 시대 부활하나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유상범 의원은 환영사에서 "최근 정부가 시장에 대해 노골적으로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정부를 이기는 시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것에 위기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연금이 주요 기업의 2대, 3대 주주로서 집중투표제 등을 통해 기업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려는 움직임이 대한민국 시장 경제의 방향을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원석 원내대표 역시 "과거에는 국민연금이 덩치가 크기 때문에 기업 의사 결정 참여를 자제해 왔으나, 최근에는 정권이 마음먹고 사기업의 의결권을 좌지우지하려는 경향이 보인다"며, 이는 자유시장 경제 질서를 무너뜨리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헌법 제126조 위반 소지와 ‘삼성생명법’ 논란
전문가와 의원들은 국민연금의 과도한 의결권 행사가 헌법 제126조(사영 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경영을 통제·관리할 수 없다)에 위배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발제를 맡은 최환열 한국금융시장연구원 대표는 특히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되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시가로 평가해 3% 이상을 매각하게 될 경우, 삼성전자의 지배구조가 해체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는 "공시 규정인 기업회계기준이 바뀌었다고 해서 법률을 소급 적용해 지분을 처분하게 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이며 국가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집중투표제와 기관 사모펀드, "기업 사냥의 도구로 전락"
세미나에서는 집중투표제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최 대표는 집중투표제를 "자유주의가 아닌 사회주의 주식제도"로 규정하며, 러시아나 중국 등에서 시행되는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기업의 주인이 사라지고 지분율만큼 이사가 파견되어 경영권이 사실상 해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2021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기관 전용 사모펀드가 상장 시장에 진입하면서 국민연금과 함께 기업을 압박하는 ‘공룡 투자자’로 변질되었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실제로 지난 4년 동안 약 230~300여 개의 상장사 지배구조가 이러한 펀드들의 개입으로 해체되거나 경영권 상실 위기에 처했다는 통계가 제시되기도 했다.
"특위 구성 및 헌법소원 통해 대응해야"
토론자로 나선 신도철 숙명여대 교수와 도태우 변호사는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활동 지침’이 국민의 명시적 위임 없이 대리인의 지위를 남용하여 기업의 이사회 구성이나 배당 정책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연금이 정치적 목적이 아닌 수익 극대화라는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 마무리에서 참석자들은 다음과 같은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1.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및 집중투표제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
2. 당내 금융대투자기관 관련 특별위원회(특위) 구성을 통한 지속적인 감시.
3. 상속세율 완화 및 가업 상속 공제 확대를 통한 기업 경영권 보호.
4. ESG 및 RE100 등 기업을 옥죄는 규제 정책의 허구성 검토 및 대응.
조배숙 의원은 "상법 개정의 방향이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흐르고 있어 매우 위험하다"며, 국민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 전략을 강화하고 국회 차원의 특위 마련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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