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김정진 선교사 "교회를 세우는 것을 넘어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통전적 선교“
미션 · 곽영민 · 입력
파라과이 김정진 선교사 "교회를 세우는 것을 넘어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통전적 선교“
파라과이 김정진 선교사는 남미 선교의 역사와 자신이 35년 동안 걸어온 사역을 소개하며, 선교는 단순히 교회를 개척하는 것을 넘어 교육·문화·경제·의료를 통해 공동체 전체를 회복시키는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김 선교사는 파라과이 개신교 선교의 역사를 설명하며, 초기에는 유럽 이주민들과 메노나이트 공동체를 중심으로 복음이 전파되었고, 이후 학교와 병원, 협동조합을 세우며 주민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러한 선교 모델이 오늘날 자신들의 사역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991년 백석총회 최초의 파라과이 선교사로 파송된 이후 지금까지 현지교회 개척과 제자훈련, 지도자 양성에 헌신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단순한 교회개척만으로는 원주민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후 선교의 방향을 통전적 선교(Holistic Mission) 로 전환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바(Toba) 원주민과 20여 년 동행
김 선교사는 파라과이 또바(Toba) 원주민 공동체를 소개하며, 이들은 학교 중도탈락과 실업, 알코올과 마약, 가정해체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전도집회 한 번이나 물질 지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며 복음과 교육, 문화, 경제를 함께 세워가는 장기적인 동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먼저 원주민 교회를 세우고 현지 지도자를 훈련하는 일에 집중했다. 교회가 단순한 예배 장소가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 가정이 함께 모이는 공동체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었으며, 현지인들이 직접 예배를 인도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지도자를 양성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이 희망"…26년째 학교 사역
김 선교사는 교육선교 역시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벤에셀 학교를 설립해 26년째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일반교육과 신앙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며, 방과후에는 수학과 스페인어를 집중적으로 지도해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교육은 빈곤의 악순환을 끊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며,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다시 공동체를 섬기는 지도자로 성장하는 것이 선교의 가장 큰 열매라고 말했다.
브라스밴드가 바꾼 아이들의 삶
김 선교사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가장 큰 감동을 준 사역으로 원주민 청소년 브라스밴드를 소개했다.
처음 12명의 아이들로 시작한 밴드는 현재 60여 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음악을 배우면서 아이들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사람들 앞에 서기를 두려워하던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자신들의 부족 정체성을 부끄러워하던 청소년들이 오히려 "나는 또바족이다"라고 당당히 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문화는 버려야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려질 수 있는 것"이라며, 하나님은 또바족의 언어와 음악, 춤도 기쁘게 받으신다고 강조했다.
브라스밴드는 이제 파라과이 전국에서도 유명한 청소년팀으로 성장했다. 대통령 행사와 국가기념일, 독립기념일 등 국가행사에 초청받아 연주했으며, 전국 생중계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또바 공동체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빵공장 설립…경제적 자립까지 지원
김 선교사는 음악과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최근에는 제빵공장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원주민 청소년들이 하루 한 끼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며 직업훈련과 일자리 창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제빵공장을 준공한 뒤 청소년들에게 제빵기술을 교육하고 있으며, 어린이 영양지원과 취업 연계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식수시설과 전기시설, 학교 교실 개선 등 생활환경 개선사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의료선교까지 확장
사역은 의료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김 선교사는 수도 아순시온에 병원을 건립 중이며, 일반진료와 치과, 재활치료, 여성과 어린이 건강관리, 만성질환 예방교육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지 정부기관과 교육부, 검찰청, 보훈처, 오케스트라협회, 한인의사협회 등이 잇따라 협약을 체결하면서 선교사역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협력체계가 통전적 선교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김 선교사는 "선교는 선교사가 모든 것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주민들이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와 지도자로 세워지는 것"이라며 "복음과 교육, 문화와 의료를 통해 공동체 전체를 회복시키는 것이 진정한 선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