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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 구두닦이 소년에서 에든버러 학자로… "맛없는 ‘물’ 같은 인생을 향기로운 ‘포도주’로 바꾸는 부흥사"

인물 · 곽영민 · 입력

캠핑카 타고 미자립 교회 누비는 ‘삼무(三無) 자비량’ 사역…

"복음은 운명에 도전하고 나라를 살리는 힘"

한국 교회의 허리인 청년 세대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이름도 빛도 없이 전국의 작은 교회와 세계 오지를 누비는 부흥사가 있다. 스스로를 '복 받는 부흥사'라 칭하며, 인생의 근본적인 변화를 역설하는 한샘교회 이승현 목사다. 그의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이며, 그의 사역은 침체된 한국 교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소외된 ‘작은 교회’ 청년들을 향한 애끓는 마음

이승현 목사가 자체 청소년 수련회에 집중하게 된 것은 코로나19 시기부터였다. 그는 부흥회를 다니며 미자립 교회와 개척 교회의 서글픈 현실을 목격했다.

"개척 교회에는 청년이나 학생이 한두 명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을 대형 집회에 보내면, 규모 있는 교회들 사이에서 소외되기 일쑤죠. 전담 교육자도 없는 아이들은 은혜를 받기보다 겉돌다가 커피만 마시고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안타까움은 그가 직접 '연합 수련회'를 기획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신이 부흥회를 인도하며 이미 안면을 튼 작은 교회 목사님들의 자녀와 청년들을 초청해,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집중적으로 복음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심층 인터뷰] 구두닦이 소년에서 에든버러 학자로… "맛없는 ‘물’ 같은 인생을 향기로운 ‘포도주’로 바꾸는 부흥사"
▲ 한샘교회에서 청소년수련회 말씀을 전하는 모습​ 

 

영하 17도의 사선(死線)에서 탄생한 ‘캠핑카 부흥회’

그의 사역 방식은 독특하다. 이른바 '삼무(三無) 부흥회'로, 사례비를 받지 않고(No Pay), 식사 대접을 사양하며(No Food), 숙소 제공도 받지 않는다(No Lodging). 대신 그는 캠핑카를 타고 가서 그 안에서 먹고 자며 사역한다.

이 캠핑카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강원도 화천에서 기도하던 중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졌습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죠. 겨우 내려오다 미끄러져 사고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 죽을 고비를 넘긴 후, 시골 교회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전국의 낮은 곳을 누비기 위해 캠핑카 사역을 본격화했다.

 

"베드로는 가난하지 않았다"… 성경 배경사로 풀어내는 복음의 본질

이 목사의 메시지는 성경의 역사적·문화적 배경에 근거해 매우 구체적이다. 그는 영국 에든버러에서 11년간 파트타임으로 공부하며 문화사와 메소포타미아 고고학을 섭렵했다.

 

그는 베드로의 사례를 들어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베드로의 집터는 회당 바로 앞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 근처 묘지 한 칸이 500만 불에 낙찰될 정도로 이스라엘에서 회당 근처는 엄청난 부자가 아니면 살 수 없는 곳입니다. 베드로는 가난한 어부가 아니라, 사회적 기반이 확실한 사람이었음에도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른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 지식은 청중들이 복음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유럽 지도를 통해 본 '복음과 국가의 번영'

그는 복음이 개인을 넘어 국가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지 문화사적으로 설명한다.

"세계 지도를 펴놓고 보면 개신교 복음이 들어간 북유럽과 독일 지역은 도덕적 기준이 높고 잘 살지만, 상대적으로 카톨릭 영향권인 남부 유럽은 사기와 소매치기가 많고 경제적으로도 어렵습니다."

그는 기독교 정신을 '그리스도와 함께 운명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것'이라 정의한다. "140년 전 이 땅에 복음이 들어왔을 때, 시골 방방곡곡의 부흥사들이 민중을 계몽해 독립운동과 산업혁명의 토대를 닦았습니다. 부흥사는 단순히 설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을 살리는 존재여야 합니다.“

 

자원함으로 움직이는 '사명자 클럽'과 500명의 비전

그의 진심은 성도들을 먼저 변화시켰다. 목사가 사례비를 사양하고 전 세계 선교지를 자비량으로 다니는 모습을 보며, 교회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사명자 클럽'을 조직했다. 이는 목회자가 되는 모임이 아니라, 사업을 통해 목사님의 선교 사역을 재정적으로 백업하겠다는 청년 사업가들의 모임이다.

 

이들의 후원에 힘입어, 올여름 그는 500명 규모의 청소년 연합 수련회를 준비 중이다. 개척 교회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15만 원 상당의 수련회비를 3~5만 원(식비 수준)으로 대폭 낮추고, 나머지는 교회가 전액 책임진다.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듯, 맛도 향도 없던 인생이 예수라는 주인을 만나면 향기로운 인생으로 바뀝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 그것이 제 목회의 유일한 모토입니다.“

 

이 목사는 오늘도 차의 시동을 건다. 이름 없는 교회 성도들을 만나, 그 안에 잠든 거인을 깨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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