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인사이트

한국기독교중독대책연합 출범 본격화…교회와 전문가 손잡고 중독 예방·회복 나선다

사회 · 곽영민 · 입력 · 수정

영상 보기

10월 16일 사랑의교회 국제회의실서 전체 발기인 대회 개최…100명 참석

의료·상담·재활·교육 전문가 연대 추진…중독 예방부터 사회 복귀까지 통합 대응 모색

한국 사회의 알코올·마약·도박·게임·인터넷·스마트폰 등 각종 중독 문제에 기독교계가 공동 대응하기 위한 ‘한국기독교중독대책연합’이 출범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한국기독교중독대책연합은 2026년 10월 16일 서울 사랑의교회 국제회의실에서 전체 발기인 대회를 열고 단체 명칭과 설립 취지, 정관 초안, 조직 구성 등 주요 안건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100명이 참석했으며, 목회자와 중독 분야 의료·상담·재활 전문가, 시민사회 관계자 등이 뜻을 모아 중독 예방과 회복을 위한 교계 연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합의 출범은 중독을 개인의 의지나 도덕성만으로 판단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예방교육과 전문 치료, 상담, 재활, 가족 지원을 아우르는 통합적 대응 체계를 마련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기독교적 가치와 영성을 바탕으로 중독으로 고통받는 당사자와 가족을 지원하고,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환영사: 초대 대표회장에 선출된 오정호 목사(대전 새로남교회)

“중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와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

이날 말씀을 전한 이태희 목사(그안에진리교회)는 요한복음 4장 13~14절을 본문으로, 중독 문제를 영적 갈증과 참된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했다.

이 목사는 오늘날 중독이 알코올과 마약 같은 물질에만 국한되지 않고 도박과 게임, 인터넷, 스마트폰 등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디지털 환경을 통해 자극적인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중독의 위험이 특정 계층이나 장소에 한정되지 않고 있으며, 중독의 저연령화와 일상화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독이 한 개인의 건강을 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관계와 가정을 무너뜨리며,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독을 단순히 의지가 약한 사람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의학적 치료와 심리적 회복, 가정과 공동체의 돌봄, 사회적 예방 및 제도적 대응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 이사장 홍호수 목사((사)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

이 목사는 고린도전서 6장 12절의 “내가 무엇에든지 얽매이지 아니하리라”는 말씀을 인용하며 중독의 본질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사람이 특정 행동이나 물질을 선택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삶을 지배하고 스스로 멈추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것도 나의 주인이 되게 하지는 않겠다”는 성경적 원칙을 강조하며, 중독 문제를 바라볼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한 사람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가를 살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예레미야 2장 13절의 ‘터진 웅덩이’와 요한복음 4장의 사마리아 여인 이야기를 연결해, 세상의 자극과 쾌락으로는 인간 내면의 근원적인 갈증을 해결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생수야말로 참된 만족과 회복의 근원이라는 메시지다.

이 목사는 한국기독교중독대책연합이 감당해야 할 사명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중독자를 정죄하는 시선을 거두고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품는 공동체가 될 것, 기도의 영성과 전문적 지혜를 결합한 실질적인 회복망을 구축할 것, 복음의 생수를 흘려보내는 영적 회복의 통로가 될 것 등이다.

그는 이번 연합의 출범이 단순히 하나의 단체를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중독으로 고통받는 영혼과 가정을 회복시키며 사회에 생명과 소망을 전하는 사명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원했다.

설교: 이태희 목사(리바이벌광장기도회 대표)

오정호 목사 “한국 교회가 연합해 중독 문제에 대응해야”

환영사를 전한 오정호 목사는 중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교계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목사는 이날 말씀을 통해 손양원 목사의 신앙과 ‘예수 중독자’라는 표현을 소개하며, 세상의 중독이 사람을 파괴하는 것과 달리 그리스도께 붙들린 삶은 신앙과 사명의 중심을 세우는 길이라는 취지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알코올과 담배뿐 아니라 게임과 주식 등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중독적 양상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독 문제는 개인의 일상과 가정, 교회 공동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국 교회가 이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목사는 한국 교회가 교단과 단체의 경계를 넘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해 온 목회자와 전문가들이 연합한다면 중독으로부터 다음 세대와 사회를 지키는 데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연합이 특정 개인의 목소리를 높이거나 누군가의 권위를 세우는 조직이 아니라, 참여자 모두가 존중받으며 공동의 사명을 감당하는 협력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개회기도: 김도형 원장(새움평생교육원), 인사말: 조성희 교수(백석대 은퇴 교수), 축사: 조성남 교수(대한법정신의학회 회장), 축사: 전요섭 교수(한국교정상담학회 회장)

조성희 교수 “영성과 전문성 결합한 체계적 사역 필요”

조성희 백석대학교 은퇴교수는 축사를 통해 중독 사역에서 영적 돌봄과 함께 검증된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중독으로 고통받는 당사자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언급하며, 현장에서 헌신해 온 교회와 단체들의 노력이 지속적인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보다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합이 추진해야 할 과제로 첫째, 중독 전문가와 전문 상담 사역자 양성 과정의 표준화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제시했다. 영적 깊이와 임상 현장의 전문성을 함께 갖춘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초기 상담부터 전문 치료기관 연계, 재활, 사회복귀와 복지 지원에 이르기까지 현장 중심의 연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독 당사자가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역자들이 전문적인 판단과 연계 역량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셋째, 청소년과 청년, 군부대 등 대상별 특성을 반영한 예방교육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성장하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중독 예방의 주체로 참여하도록 지원하고, 군목과 군 사역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연합의 교육 기능이 중독 예방과 회복을 담당할 전문 사역자를 양성하는 기반이 되기를 기대하며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정관초안심의: 김규호 대표(중독예방시민연대 상임대표), 명칭과 설립취지문 채택: 김지연 교수((사)가족보건협회 대표), 대표추대: 윤석주 교수(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법률위원장: 지영준 변호사

조성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중독은 예방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

대한중독정신의학회 회장으로 소개된 조성남 원장은 중독 치료와 재활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독의 위험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조 원장은 중독이 처음에는 일시적인 쾌감이나 만족을 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반복되면 뇌 기능과 삶의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독을 단순히 범죄나 개인의 도덕적 문제로만 바라보면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적절히 지원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결심에도 불구하고 다시 행동을 반복하는 재발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중독은 한 번의 치료로 모든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중독을 경험하기 전에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는 예방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번의 경험이 반복적인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구체적으로 알리고, 중독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중독 당사자 스스로 문제를 인정하고 치료를 요청하기 어려운 현실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역사회, 교회가 함께 예방과 치료, 재활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박과 게임, 성 관련 콘텐츠, 마약 등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되는 가운데 청소년과 청년층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기독교중독대책연합의 출범이 중독 예방과 회복을 위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며,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건강한 가치관과 생활양식을 세우는 데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용희 대표(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대책위원장: 김은숙 대표, 각 분과 위원장들, 정연석목사(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 위원장)

교육·상담·재활·정책 개선까지…통합 대응 체계 추진

이날 경과보고에 따르면 연합 결성 논의는 2025년 가을 오정호 목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후 중독 분야 전문가와 교계 관계자들이 기도와 협의를 이어 갔으며, 2026년 3월 관련 단체와 목회자들의 협력 논의가 진행됐다.

같은 해 9월 18일에는 7인 창립 발기인 모임이 구성됐고, 9월 21일 온라인 소통망을 마련해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 10월 3일 제2차 발기인 모임에서는 주요 사업과 정관 초안, 조직 구성안 및 예산안 등을 논의했으며, 10월 16일 전체 발기인 대회로 이어졌다.

이날 제시된 정관 초안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중독 당사자와 가족의 전인적 회복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주요 사업에는 중독 예방교육과 홍보, 캠페인 및 학술연구, 전문 상담과 치유 지원, 재활공동체 운영, 사회복귀 지원, 전문인력 양성, 관련 법률과 제도 개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군 장병 대상 예방교육과 군 사역자 전문과정, 청소년·청년 대상 디지털 미디어 중독 예방 활동, 청년 서포터즈 및 봉사단 조직 등도 추진 과제로 제시됐다.

정관 초안 심의 과정에서는 총회 성립 요건과 정관 개정 의결 기준을 둘러싼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관련 안건을 논의한 뒤 수정안을 의결했으며, 정관과 설립 취지문은 향후 전문가와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하기로 했다.

기념촬영

전문가 중심 조직 구성…향후 조직 보강 추진

이날 조직 구성안에는 오정현 목사를 고문으로, 오정호 목사를 대표로 두는 안이 제시됐다. 공동대표에는 전요섭 목사와 조성남 원장, 윤석주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사무총장에는 홍호수 목사가 제안됐다. 감사에는 강동규 목사와 신상철 목사가 제시됐다.

교육원장에는 조성희 교수가 제안됐고, 인터넷·스마트폰 중독 대책위원장에는 김은숙 대표가 제시됐다. 이 밖에도 알코올과 니코틴, 마약, 군부대, 상담·재활 등 분야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다만 이날 제시된 조직은 우선적인 구성안으로, 향후 전문가와 위원장들의 추가 논의를 통해 보강하기로 했다. 녹취록상 조직 구성안이 통과됐다는 진행자의 선언은 확인되지만, 모든 임원과 위원회의 최종 구성 및 후속 절차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죄가 아닌 회복으로”…한국 교회의 사회적 책임 강조

한국기독교중독대책연합의 출범 준비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핵심은 중독자를 향한 정죄보다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중독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문제이며,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신앙적 돌봄과 전문 치료, 상담, 재활, 예방교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 이날 발언자들의 공통된 문제의식이었다.

이번 연합은 교단과 기관의 경계를 넘어 목회자와 의료·상담·재활 전문가,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협력하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앞으로 전문인력 양성과 예방교육, 치료기관 연계, 가족 지원, 제도 개선 등의 과제를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중독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난과 배제가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회복의 통로다. 한국기독교중독대책연합이 복음의 가치와 전문성을 결합해 한국 교회의 연합 사역을 넓히고, 중독 예방과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체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요뉴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