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보다 내용, 제도보다 사람”… 박동찬 목사, 중부연회 대전환 승부수
곽영민 · 입력
“본질은 지키되 방법은 바꿔야”…
다음 세대·3040 회복에서 평신도 전문인 플랫폼, AI 행정까지 ‘변화의 청사진’ 제시
[코리아인사이트=부천] 제38차 중부연회 감독선거를 앞두고 열린 제2차 정책발표회가 기둥교회(담임: 고신일 목사)에서 9월 10일 오후 2시에 있었다.
총2부로 진행되었으며, 1부 예배는 선관위원 서기 김용훈 목사가 사회를, 선관위원 주승근 장로가 기도를, 선관위원장 신경석 목사가 “포도원이 아닌 과수원”이란 제하의 말씀을, 중부연회 총무 정기수 목사가 축도를 각각 맡았다.
이어진 2부 순서는 선관위원장 신경석 목사가 사회를 맡았으며, 선관위위원 소개, 정책발표회 안내, 단독 후보자 박동찬 목사 소개, 후보자 정책발표, 질의응답, 광고 및 폐회순으로 진행되었다.
▲ 단독 후보(기호1번) 박동찬 목사 정책 발표 모습
정책발표에서 박동찬 목사는 “조직보다 내용, 제도보다 사람”을 전면에 내세우며 중부연회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정책 구상을 강하게 제시했다.
박 목사가 이날 강조한 핵심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교회의 사역 방식과 행정 시스템을 과감하게 바꾸되, 복음의 본질만큼은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세상은 바뀌는데 교회가 과거의 방식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다음 세대와 3040세대의 현실을 진단하면서, 중부연회가 먼저 변화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음 세대 문제에 대해 기존의 일방적인 프로그램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직접 선택하고 참여하며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교회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학교를 학교처럼 만들지 말자”… 다음 세대에게 선택권을
박 목사는 자신의 목회 현장에서 진행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다음 세대 사역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했다.
중·고등부 학생들을 학년 중심으로만 묶는 대신 바둑, 자전거, 컴퓨터게임, 탁구, 힐링 등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동아리를 구성하고, 학생들이 직접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선택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교회학교의 명칭도 ‘꿈통랜드’로 바꾸어 교회를 아이들의 꿈이 실현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방식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성인들이 모든 것을 지시하는 방식보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어른들은 조력자로 서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촌 봉사활동에서도 청소년들이 직접 지역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등 참여의 주체가 되도록 했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그가 강조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시대와 문화는 변하지만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선관위원장 신경석 목사
“3040세대를 다시 교회로”… 떠나는 세대에 교회가 먼저 다가가야
박 목사의 정책 구상에서 또 하나의 핵심은 3040세대 회복이다.
직장과 육아, 경제적 부담 속에서 교회를 떠나는 3040세대의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들을 단순히 교회 프로그램에 다시 참여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교회가 이들의 삶을 이해하고 실제적인 필요에 응답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박 목사는 변화된 사회환경과 세대의 요구를 제대로 듣지 못한 채 과거의 방식을 반복한다면 다음 세대뿐 아니라 교회의 허리인 3040세대까지 잃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나타냈다.
▲ 선관위 위원(서기 주승근 장로, 김용훈 목사, 박영주 장로)
“평신도는 목회의 조력자가 아니라 복음의 동역자”
평신도 사역에 대해서도 박 목사는 기존의 인식을 넘어서는 변화를 주장했다.
그는 감리교 전통 안에 존재해온 평신도 운동의 의미를 되짚으면서 평신도를 단순히 목회자를 돕는 조직원으로 볼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실천하는 동역자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사, 변호사, 세무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평신도들을 연결하는 ‘평신도 전문인 플랫폼’을 제안했다.
교회 밖에서 강사를 찾아오는 데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 이미 존재하는 전문인력을 발굴하고 연결해 서로의 사역을 돕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평신도 리더십 아카데미’를 통해 감리교의 신앙과 전통, 지도력을 교육하고 평신도 지도자를 체계적으로 세우겠다는 방향도 밝혔다.
박 목사는 이 과정에서 “메소디스트가 메소드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라는 문제를 제기하며 감리교가 가진 신앙적 전통과 삶의 실천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 기둥교회 담임 고신일 목사 인사
“중부연회 행정도 AI 시대에 맞춰야”… 디지털 행정혁신 예고
가장 눈에 띄는 정책 가운데 하나는 디지털 행정과 AI 활용이다.
박 목사는 사회 전반이 디지털과 AI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교회 행정은 여전히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부연회 홈페이지와 교회 행정을 단계적으로 디지털화하고, 각 교회가 활용할 수 있는 미니홈페이지 구축, 통계 및 보고업무 통합, 증명서 발급 등의 행정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연결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또한 AI를 활용해 설교와 교회 자료를 체계적으로 축적·정리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박 목사는 자신이 컴퓨터 관련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AI 전문가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관련 예산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발표에서는 중부연회 소속 교회의 온라인 노출과 관련한 자체 분석 수치도 제시했다. 다만 이는 박 목사가 발표 과정에서 제시한 분석으로, 별도의 외부 검증 자료가 제시된 것은 아니다.
“조직이 먼저가 아니라 내용이 먼저”… 평신도 조직 활성화에 직격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평신도 조직의 활성화 방안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31개 지방의 평신도 조직 가운데 활동이 미흡하거나 제대로 구성되지 않은 조직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박 목사는 “조직이 먼저가 아니라 내용이 먼저”라는 원칙을 제시했다.
형식적으로 조직부터 만들기보다 사람들이 실제로 참여하고 싶어 하는 좋은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실질적인 내용 없이 조직만 만들 경우 예산이 낭비되고 오히려 조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는 조직 확대 자체보다 실질적인 사역의 내용과 참여자의 필요를 우선하겠다는 정책 방향으로 풀이된다.
계속사업·예산 질문에는 “확인하겠다”… 현장 목소리 경청
정책발표회에서는 비전교회 관련 사업과 연금 및 건강검진 지원 등 계속사업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질문자는 비전교회 부담금 환급, 비전교회 목회자 국민연금 지원, 교역자 건강검진 등의 사업과 관련해 예산 집행 및 편성 문제를 언급하며 지속적인 사업 추진 여부를 물었다.
이에 박 목사는 관련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하면서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발표회가 단순한 공약 발표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제기되는 예산과 사업의 지속성 문제까지 후보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장년선교회, 조직 유지보다 다시 꿈을 회복해야”
청장년선교회의 위기와 관련한 질문에도 박 목사는 조직 자체를 유지하는 데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청장년 세대의 회복을 위해서는 단순한 조직관리 차원을 넘어 부르심과 꿈, 영적 생명력을 회복하는 일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언급하며 겉으로 조직이 존재하는 것과 실제 열매를 맺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취지의 메시지도 전했다.
결국 박 목사가 제시한 해법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라 다시 살아 움직이는 교회와 성도를 세우는 것에 맞춰져 있다.
“행복한 교회, 함께 세우는 중부연회”
박동찬 목사는 이날 정책발표회의 전체 방향을 “행복한 교회 함께 세우는 중부연회”라는 문장으로 압축했다.
그가 말하는 ‘행복’은 단순히 교회가 편안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사명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는 특정한 사람이나 세력만의 중부연회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운다’는 것은 특정 인물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사람이 자신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발표회에서 박 목사는 다음 세대와 3040세대 회복, 평신도 전문인 활용, 평신도 리더십 교육, 감리교 전통 회복, 디지털·AI 행정 등 비교적 폭넓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발표 전반에 걸쳐 반복된 메시지는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교회의 본질은 지키되 사역의 방법과 행정의 방식은 시대에 맞게 바꾸겠다는 것이다.
제38차 중부연회 감독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의 정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박동찬 목사가 제시한 ‘행복한 교회, 함께 세우는 중부연회’ 구상이 실제 선거 과정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중부연회는 선거날인 9월22일 오후5시에 중부연회 본부에서 당선증을 전달한다.

▲ 질의 응답 시간

▲ 경청하는 모습
▲ 기념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