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AC 코리아 그랜드 오프닝…“인천, 아시아·태평양 국제중재 허브로 도약”
곽영민 · 입력
[코리아인사이트=인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 거래와 기업 간 분쟁 해결을 지원하는 아시아 태평양 국제중재원(APIAC) 코리아 센터가 인천에서 공식 출범했다.
▲ APIAC 코리아 백석두 상임의장
APIAC 코리아는 8월 21일 인천에서 ‘APIAC 코리아 그랜드 오프닝 및 글로벌 비전 서밋’을 개최하고 한국 센터의 공식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법조계와 학계, 경제계, 정계 및 지역사회 주요 인사들과 해외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제중재 분야의 협력과 인천의 국제 법률 허브 발전 가능성을 논의했다.
APIAC는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 주도의 국제중재기구로, 기업과 기업 간 비즈니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분쟁을 실무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주요 역할로 내세우고 있다. 단순한 법률적 판단을 넘어 각 지역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기술 자문단을 활용해 중재의 전문성과 품질을 높이는 방식도 소개됐다. 또한 각국 지사가 해당 국가의 법률 환경과 기업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네트워크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됐다.
현재 APIAC는 싱가포르에 본부를 두고 아시아·태평양 12개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중국에도 상하이·선전·칭다오 등 주요 경제권을 중심으로 거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 센터의 출범을 통해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국제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분쟁 관련 문제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비전이 제시됐다.

▲ APIAC 본부 마쥔진 의장
“국경 없는 거래 시대, 중재의 중요성 커져”
기조강연에서 아시아 태평양 국제중재원 마쥔진 의장은 국제 거래가 확대되면서 국가와 기업 간 분쟁을 객관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국제중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기업 간 교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가별 법률 체계의 차이를 넘어설 수 있는 중재 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두 번째 기조강연한 손영환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국경을 넘는 거래, 신뢰를 잇는 중재–APIAC 한국 센터와 인천의 국제 법률 허브 비전’을 주제로 강연했다.
손 원장은 오늘날 기업의 생산과 투자, 금융, 기술 협력이 여러 국가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국제 거래에서 법률과 분쟁 해결의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계약을 체결하고 싱가포르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베트남이나 태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미국과 유럽의 기술을 활용하는 형태의 국제적 사업 구조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재 제도의 장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중재는 당사자 간 합의를 바탕으로 중립적인 기관과 전문가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면서도 중재판정이 내려지면 당사자에게 구속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국제거래 분쟁 해결에 적합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인천, 국제 법률·중재 허브로 성장할 기반 갖춰”
손 원장은 APIAC 한국 센터가 인천에 자리 잡는 것과 관련해 인천이 국제중재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천국제공항과 항만을 비롯해 경제자유구역을 기반으로 바이오·헬스, 항공·물류, 스마트 제조, 첨단산업 등 다양한 국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국제중재 기능과 교육·연구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인천의 국제 법률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은 APIAC 코리아와 협력해 교육 및 세미나, 국제중재 실무 과정 등을 개발·운영하는 등 국제중재 분야의 교육 인프라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학계와 법조계, 국내외 로펌 및 중재기관이 협력할 경우 인천이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세계적인 법률·중재 허브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황우여 전 부총리·홍일표 전 의원·유정복 전 시장 등 축사
이날 행사에는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홍일표 전 국회의원, 유정복 전 인천광역시장 등이 참석해 APIAC 한국 센터의 출범을 축하했다.
황우여 전 부총리는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 주요 국가 간 경제 교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가별 법률과 재판 절차의 차이로 인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중재 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천이 지리적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하고 국제공항과 항만을 갖춘 만큼 국제중재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일표 전 국회의원은 APIAC 한국 센터의 인천 개소가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우선 한국과 인천에 대한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국제분쟁을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투자 결정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천의 법률 인프라를 다양화하고 고급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천지방법원과 인천가정법원에 이어 국제적인 법률·중재기관이 송도에 자리 잡는 것은 인천의 국제도시 위상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정복 전 인천광역시장은 인천이 국제공항과 항만, 다수의 국제기구를 갖춘 대한민국 대표 국제도시라는 점을 강조하며 APIAC 한국 센터의 출범이 인천뿐 아니라 대한민국에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제중재를 통해 기업 활동과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천상공회의소와 APIAC 코리아, 3자 업무협약 체결
행사에서는 인천상공회의소와 APIAC, APIAC 코리아 간 3자 업무협약(MOU)도 체결됐다.
협약에는 인천상공회의소 이상범 상근부회장, APIAC 아장진 의장, APIAC 코리아 백석두 의장이 대표로 참여했다. 세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국제중재 및 경제·법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APIAC 코리아와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간에도 업무협약이 체결된 것으로 소개됐다. 이를 통해 국제중재와 관련한 교육·연구 및 실무 분야의 협력 기반도 마련됐다.

APIAC 측은 싱가포르 본부를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12개국, 15개 이상의 거점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한국 센터 개소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국제 거래와 분쟁 해결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APIAC 코리아 센터 출범은 인천의 국제도시 경쟁력과 법률·중재 인프라를 한 단계 높이고, 한국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새로운 민간 국제중재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특히 국제 거래의 복잡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인천이 공항과 항만, 경제자유구역, 국제기구 등을 기반으로 국제 법률 및 중재 분야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