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자들의 목자" 이규학 감독, 80년의 헌신과 '십자가 흔적' 기리다
곽영민 · 입력
팔순 감사예배 및 평전 출판기념회 성료… 한국 교회 영성 회복의 이정표 제시
지난 2026년 3월 16일 오후 3시, 서해안 청소년 수련원에서 이규학 감독의 팔순 감사예배와 평전 『이규학 감독의 삶과 목회 그리고 신학』의 출판기념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한 목회자의 장수를 축하하는 자리를 넘어, 가난한 이들의 동반자로 시작해 한국 감리교 영성의 거목이 된 이 감독의 80년 생애를 '십자가의 흔적(스티그마)'으로 되새기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빈민가의 목자에서 영적 대각성의 기수로
이날 행사에서는 이 감독의 초기 목회지가 강조되었다. 그는 인천에서 가장 빈곤했던 '수도산 똥고개' 아래 빈민가에서 인천제일교회 목회를 시작했다. 제자인 여상원 목사는 "감독님은 멋쟁이 목사였음에도 전도를 위해 실력 없는 이발소와 양복점을 이용하고, '내 속에 수백 명의 영혼을 임신했다'고 고백하며 눈물로 기도하던 참 목자였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헌신은 훗날 한국 교회의 영적 각성을 촉구하는 '비온드(Beyond) 1907' 운동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되었다.
평전으로 기록된 "현대 감리교의 산증인"
김명구 박사가 집필한 평전에 대해 문태순 교수는 "이규학 감독을 통해 본 현대 감리교사"라 칭하며 그 역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평전에는 이 감독이 독일 유학이라는 개인적 야망을 내려놓고 교인 10여 명의 개척교회를 선택한 결단, 그리고 사모 김학열 여사의 헌신적인 내조가 상세히 기록되었다.
최영훈 교수는 특히 평전 표지 사진을 언급하며, 비 오는 날 우산을 쓴 두 분의 모습에서 "진실함이 담긴 가장 인간다운 영광"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서평했다.
"80세 모세처럼 다시 타오르는 성령의 불"
말씀을 전한 한찬희 목사는 이 감독이 과거 캐나다 영성 컨퍼런스에서 강력한 성령의 불을 체험한 사건을 조명했다. 한 목사는 "사회 운동가였던 그가 성령 체험 후 180도 바뀌어 한국 교회에 새로운 영적 바람을 일으켰다"며, "80세에 부름받은 모세처럼, 이 감독이 한국 교회에 다시 한번 '늦은 비 성령'의 불길을 터뜨리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헌신과 감사로 점철된 '십자가의 흔적'
가족을 대표해 인사한 장남 이제일 목사는 이번 행사가 "하나님의 은혜가 한 사람을 관통할 때 어떤 역사가 일어나는지 목도하는 시간"이라며 '기억(자카르)'의 의미를 되새겼다.
영상 자서전에서는 평생 부흥회 사례비 등 수억 원을 헌금하며 "자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하나님 앞에는 죄밖에 없다"고 고백하는 이 감독의 소박한 영적 태도가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규학 감독은 답사를 통해 "한국 교회가 세속화를 극복하고 윤리적 성숙과 성령의 강력한 역사를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남은 생애 동안 '복음주의의 종소리'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참석한 모든 이들이 한국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이 감독의 삶에 새겨진 '십자가 흔적'을 각자의 사명으로 이어받기로 다짐하며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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