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주요 3교단, 선교 140주년 기념 연합 감사예배 드려
곽영민 · 입력
“복음의 씨앗, 민족을 살리다… 다시 시작하는 선교의 비전”
“복음의 본질 회복해야… 성육신 신앙으로 이 민족 다시 살릴 때”
한국 선교 140주년, 감리교-장로교 손잡고 “부흥과 연합의 새 물결” 다짐
국내외 교회 지도자 및 선교사 후손들 참석… 회개와 연합, 다음 세대 부흥 강조
【서울】 지난 4월 3일(목) 오후, 한국교회가 복음 전래 140주년을 맞아 주요 3개 교단(예장통합, 예장합동, 기감) 기념예배가 연합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고, 한국 교회의 새로운 부흥과 다음 세대를 위한 사명을 다짐하여 드렸다.
이날 예배는 한국 최초의 조직교회로 평가받는 새문안교회에서 열려 역사적 의미를 더했으며, 교단장들과 탈북 신학생, 선교사 후손, 오세훈 서울시장 등 각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나님의 선교 사역을 돌아보고 한국 교회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예배는 감리교회(기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합동 등 국내 주요 교단의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단의 벽을 넘어 연합과 감사의 뜻을 함께했다.
예배는 예장통합 김영걸 총회장의 인도로 진행됐으며, 기감 김정석 감독회장이 설교자로 나서 “선교 140년의 은혜를 되돌아보며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봉헌 시간에는 통합, 합동, 기감 세 교단이 공동으로 준비한 예물을 통해 탈북 신학생들과 선교 초기 개척 교회인 ‘유니언 교회’ 사역 지원에 뜻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예배는 기도 인도로 시작되었다. 김총회장은 “140년 전 어둡고 혼란한 이 땅 위에 복음을 전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한다”며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의 사역을 계승하는 교단들이 한마음으로 드리는 이 예배를 기쁘게 받아달라”고 기원했다.

▲ 설교: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김정석 목사
이날 예배에서는 찬송가 9장, 503장을 함께 부르며 신앙을 고백했고, 성경봉독은 세문안교회 소속 14세 문다인 학생이 맡았다. 사회자는 “140주년이 되었지만 140세 된 분은 없기에 14세 학생을 대표로 세웠다”며 의미를 더했다. 문 학생은 빌립보서 2장 5절부터 11절까지의 말씀을 또박또박 낭독하며 회중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어 예장 합동 부총회장 김영곤 장로, 예장 통합 부총회장 유한진 장로, 기감 남선교회 전국연합회장 박재혁 장로가 각각 선교 140주년 감사, 나라와 민족,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도를 순서대로 드렸다.
김영곤 장로는 “복음을 이 땅에 전해주신 것도, 환란을 이겨내게 하신 것도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라고 고백하며 “선교사들의 눈물과 헌신을 기억하고, 그 비전을 우리가 이어가자”고 기도했다.
유한진 장로는 현 시대의 국가적 위기를 언급하며 “140여 년 전처럼 지금의 대한민국도 혼란스럽고 어지럽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정국으로 분열된 국론 속에서 하나님의 공의가 회복되도록, 또 모든 재판 과정이 국민 신뢰 속에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도와달라”고 간구했다. 또한 그는 “서로를 향한 미움과 증오를 걷어내고, 사랑과 화해, 용서와 평화의 노래가 광장에서 울려 퍼지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박재혁 장로는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도에서 “우리 자녀들이 말씀 위에 굳게 서서 부모 세대의 신앙을 계승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세대로 일어나게 하소서”라며 한국 교회가 다음 세대를 믿음으로 세우는 데 충성스럽게 쓰임 받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특별찬양은 장로회신학대학교 출신 목회자들로 구성된 장신 목사 합창단이 ‘평화의 기도’와 ‘선하신 목자’를 찬양하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말씀을 전한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김정석 목사는 “복음은 인간의 죄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님의 유일한 능력”이라며, “한국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성육신의 신앙으로 다시 세상을 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감독은 이날 ‘새로운 역사의 물꼬를 튼 복음’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140년 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들이 조선 땅에 첫발을 내디뎠던 그 믿음과 헌신을 되새기며, “오늘의 혼란한 대한민국을 회복시킬 길은 오직 복음에 있다”고 강조했다.
“복음은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죄의 문제를 해결하고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키는 능력입니다. 예수님은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 직접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자기를 비우셨습니다. 그 성육신의 신앙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습입니다.”
그는 “복음은 사람을 변화시키며, 복음이 들어간 공동체는 반드시 새로워진다”며, 초기 선교사들이 그러했듯 오늘날 한국교회도 ‘낮은 자리에서, 작은 자들 속에서’ 복음을 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에서 김 감독은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스크랜턴 등 선교사들의 헌신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언더우드는 약혼녀의 반대를 무릅쓰고 조선 땅에 들어왔고, 아펜젤러는 문학과 교육의 꿈을 접고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며 “그들이 선택한 건 편안한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철저한 순종이었다”고 말했다.
“그들이 한 일은 단순한 전도가 아니라,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열고 고아원을 설립하는 등 복음의 총체적 실천이었습니다. 복음은 단지 말이 아니라, 전인격의 헌신으로 전해졌습니다.”
“복음은 성화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김 감독은 이어 “복음은 구원으로 끝나지 않는다. 복음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거룩한 삶, 곧 성화의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씀 안에서 정의와 공의, 사랑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복음의 증거”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오늘의 한국 교회는 교파를 넘어 하나 됨의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며 “초기 선교사들이 교단을 초월해 연합했던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는 함께 성경을 번역하고 교육과 의료 사역을 연합으로 진행하며 한국교회의 기초를 세웠다.
김 감독은 설교를 마무리하며, “140년 전 이 땅에 복음을 전해준 선교사들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은 자기부정, 성화의 삶, 그리고 교회 연합의 정신”이라며 “오늘의 한국 교회는 그 빚을 기억하고, 다시 복음을 들고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권면했다.
“이 땅의 소외된 이웃, 상처 입은 자들을 외면하지 말고, 복음으로 품고 치유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복음의 능력이고, 선교 140주년을 맞이한 한국 교회의 시대적 사명입니다.”

▲ 기념촬영
봉헌기도를 맡은 이상학 새문안교회 담임목사는 “선교사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국교회가 존재한다”며 “드려진 예물이 복음의 씨앗이 되어 다시 열매 맺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봉헌송은 계명대학교 박신혜 교수(예장 합동 김종현 총회장의 사위)가 맡아 격조 높은 찬양으로 예배에 깊이를 더했다.
예배 후에는 예장 합동 김종혁 총회장의 축도로 공식 예배가 마무리되었으며, 뒤이어 이상학 목사와 새문안교회 당회원들이 인사를 통해 “역사적 장소에서 선교 140주년을 맞게 되어 영광”이라며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2부 축하 행사에서는 장봉생 목사(예장합동 부총회장)의 사회로 이영훈 목사(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영상 기념사를 보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오 시장은 “선교사들의 헌신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이라며 “복음이 분열된 사회를 치유하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기장 박상규 총회장과 합신 박병선 총회장이 축사에 나서 “선교 140년의 성취는 섬김의 열매”라며 “이제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통일과 세계 선교의 도구로 쓰임 받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오늘 이 자리 자체가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의 표현”이라며, “언더우드, 아펜젤러를 비롯해 이 땅을 위해 생명을 바친 수많은 선교사들의 눈물과 헌신, 기도를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교회가 부흥의 역사를 경험하고 세계 2위 선교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믿음의 선조들이 ‘하나님만이 살 길’이라 믿고 끊임없이 매달리며 기도했기 때문”이라며 “오늘의 교회는 세속화와 혼란 가운데 있지만, 회개의 영과 성화의 삶을 회복할 때 성령께서 다시 부흥의 역사를 허락하실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장로교와 감리교가 함께 예배하는 이날의 모습이 “선교 초기 모든 교파가 자기 주장보다 협력을 우선시하던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며, “이런 연합의 정신이 한국교회의 통일성과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세계 감리교 협의회(WMC) 총무 레오 네트 목사는 130여 개국, 80여 개 감리교단, 총 8천만 명의 성도를 대표해 축사를 전했다.
그는 “140년 전 아펜젤러와 언더우드가 손을 맞잡고 시작한 한국 선교는 감동적인 역사”라고 말하며, “기독교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난 사랑이며, 그 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를 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셨을 뿐 아니라, 우리가 성화된 삶과 사회 정의를 위해 헌신하도록 부르고 계신다”며 “한국 교회가 언덕 위에 세운 빛처럼, 전 세계에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하고 사회를 정의롭고 평화롭게 인도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기 선교사 언더우드의 후손인 피터 언더우드 박사는 “기독교는 한국 독립운동, 교육, 근대화에 큰 기여를 했다”며 “선경과 교재를 한글로 출간한 덕에 독해율이 향상됐고, 이는 한국의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가 한국이라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하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한국교회가 도덕성과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기독교가 진정 무엇인지 잊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선한 행동을 실천하는 삶이 진짜 신앙인의 모습”이라며 “예수님의 사랑이 우리 삶의 행동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펜젤러 선교사의 5대손인 로버트 헨리 쉐필드는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감리교인으로서, 또 아펜젤러의 후손으로서 이 자리에 선 것이 무한한 영광”이라며 “이 여정을 가능케 해준 한국교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온 감리교회를 대표해 참석했으며, “한국 교회는 나에게 먼 나라가 아닌 형제자매의 공동체”라며 그리스도 안에서의 깊은 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연합예배는 단순한 과거의 기념이 아닌, 새로운 140년을 향한 출발점이자 회개의 시간이었다. 각 교단 지도자들은 입을 모아 “지금의 위기를 넘어, 다음 세대가 다시 복음을 들고 열방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연합과 부흥의 새 물결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의 발언과 축사는 단순한 의례가 아닌, 각자의 간증이자 부르심이었다. 교단의 벽을 넘어 연합한 이날의 예배가 한국교회와 세계선교에 다시금 생기를 불어넣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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