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인사이트

정승윤 교수 "'정교분리'는 오역에서 비롯… 목사 설교 처벌하는 나라는 한국뿐"

곽영민 · 입력

 "공직선거법 85조 3항 폐지해야 교회 폐쇄법도 막을 수 있다"

정승윤 교수(부산대 로스쿨)

■ "교회 강단은 처음… 사실상 첫 공개강의"

대한민국 자유수호 국민대성회 제1차 서울대회에서 법률 강연자로 나선 정승윤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대학 강단에 선 지 20년이지만 교회 강단은 처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렇게 공개적으로 강의하는 것도 오늘이 처음"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이 문제를 직접 겪은 당사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작년 6월 경찰이 손현보 목사의 교회와 자신의 집에 같은 날 동시에 들이닥쳤고, 약 4개월 뒤 손 목사가 구속됐다. 정 교수는 "군사정부 시절에도 없던 일이고, 40년 가까이 법을 해 왔지만 처음 겪는 일이었다"며 "그날부터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 "설교 중 몇 분 발언으로 구속… 자유 선진국에 없다"

정 교수는 손 목사가 일곱 번의 주일예배에서 교육감 선거와 대통령 선거 관련 발언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40분~1시간짜리 설교 가운데 해당 발언은 길어야 5분, 짧으면 1분 정도이고, 평소 성도들에게 해 온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손 목사는 독방에서 147일을 보냈다.

정 교수는 "교회에서 목사가 정치적 발언을 했다고 형사처벌하는 자유 선진국은 없다"며 "과거 나치 독일 시절에 비슷한 제도가 있었으나 2차대전 이후 사라졌고, 대한민국에만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벌금 정도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구속까지 이르렀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일부에서 "목사가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았느냐"고 비난하는 데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 "정교분리 조문, 세계에 한국뿐… 번역 오류에서 출발"

강연의 핵심은 '정교분리'의 유래였다. 정 교수는 "'종교는 정치와 분리된다'는 조문이 헌법에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며 그 이유를 역사적 경위에서 찾았다.

정 교수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 1948년 5·10 총선 직전인 4월, 미 군정이 발표한 포고령에 종교의 자유와 국교 금지 취지의 문구와 함께 '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라는 표현이 있었다.

- 이를 한국어로 옮기면서 '국가와 교회(종교)의 분리'가 아니라 '정치와 종교의 분리'로 번역했고, 이 표현이 그대로 7월 17일 제정된 헌법에 들어왔다.

- 이 표현은 1947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에버슨 판결에서 나온 개념으로, 미국 헌법의 국교 수립 금지 조항에서 비롯됐다. 일부 좌파가 "한국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정 교수는 정교(政敎)라는 용어 자체가 일본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1889년 이토 히로부미가 주도해 대일본제국헌법을 만들고 그 주석서를 쓸 때 종교와 정치 관계를 이 표현으로 다뤘다는 것이다. 당시 일본은 천황이 살아 있는 신도의 신인 '신정국가'였기 때문에 종교가 천황제에 대해 말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조차 1947년 새 헌법을 만들면서 이 표현을 정리했는데, 한국은 일본식 용어를 그대로 쓰면서 "종교는 정치에 간섭하거나 말하면 안 된다"는 "엉터리 해석"까지 덧붙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본래 정교분리의 뜻이 "국가가 종교에 개입해 탄압하지 말라는 것"이며, 세계적으로 이렇게 통용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 자신도 대학 시절 "정치도 종교에 개입하면 안 되고 종교도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고 했다.

■ "공직선거법 85조 3항… 장로·권사·청년부 회장도 대상"

정 교수는 종교단체 내 직무상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처벌하는 조항이 1963년에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핵심 조문은 공직선거법 85조 3항이다. 그는 이 조항이 목사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장로, 권사, 집사, 심지어 청년부 회장의 발언에도 해당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목사를 구속했으니 조금 있으면 장로, 권사도 구속하는 일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이 조항을 합헌으로 결정하면서 정교분리 원칙을 근거로 들었다고 지적하며 "정교분리는 그런 뜻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 교수는 이 조항이 위헌이며, 손 목사 구속은 부당한 자유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또 "왜 우리가 분노하지 않고, 이 조항을 폐지하자는 말을 하지 않느냐"며 성도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 "교회 폐쇄법, 사유 두 가지가 모두 이 문제"

정 교수는 이어 이른바 '교회 폐쇄법'(민법 개정안)을 거론했다. 그는 개정안의 폐쇄 사유가 두 가지라며, 하나는 교회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경우, 다른 하나는 정교분리를 위반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목사나 장로가 교회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면 선거법 위반이자 정교분리 위반이 되어 교회 해산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에서 교회에서 목사와 장로의 정치 발언을 처벌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모든 것이 거꾸로 돼 있고,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교분리의 해석을 바로잡고, 공직선거법 85조 3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정 교수는 "이 조항을 폐지하면 교회 폐쇄법까지 자동으로 막을 수 있다"며 목사와 성도들이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고 강연을 마쳤다.

교육/공모전 목록으로